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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9/11/18 [세계문학] 토마스 만 - 토니오 크뢰거 (2)


 

꿀벌의 노래

-토마스 만의 [토니어 크뢰거]를 읽고



문 선 경



저 눈부신 태양 한 움큼을

간밤에 오롯이 붙잡아 두었느냐

나 다가서면 쉬이 녹을 듯

너는 황홀한 금빛의 결정

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은

네게 닿으려하는 동경어린 몸짓.



아물지 못한 자연의 상처를 따라

저주스럽게 퍼덕이는 두 장의 날개

등에 낙인찍힌 자의 욱신거림이란

죽는 순간까지 지속될 나의 숙명

길 잃고 헤매는 꿀벌의 사랑은

날개 없는 너를 향한 우울한 질투.

 


자연의 표면을 응시하는 네 두 눈은

어찌 이리도 평온하고 단정하게 빛나는지!

스스로 풍성한 빛에 둘러싸인 너는

빛 떠난 자리의 서늘함을 정녕 모르도다

가슴을 짓누르듯 타오르는 이 사랑은

무지(無知)한 눈동자를 향한 극히 적은 경멸감.



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빛나는 너,

생동하는 몸짓이 아름답기 그지없구나!

나의 냉혹한 열광에 온기를 더하는 너를 위하여

저 빛에 걸맞는 질서와 형상을 바치리라

마음으로 온전히 맹세한 이 사랑은

완전하고도 순결한 천상적 행복감.






 

소설 1장의 끝과 9장의 끝은 동일한 감정의 요소가 반복되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.

동경과, 우울한 질투, 경멸, 그리고 행복감.

세월이 흐르고 포용할 수 있는 세계의 폭이 넓어져도

끝내 변하지 않는 이 네 가지 감정이 예술가의 숙명이 아닌가 합니다.

그 모습이 마치 꽃을 향한 꿀벌의 사랑을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썼습니다.

혹시라도 토마스 만의 다른 작품을 읽으셨던 분들은 [토니오 크뢰거]를 읽어주세요.

이 단편은 저의 운문으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 훨씬 더 아름답고, 고요한 산문입니다.

영혼을 덜어서 써낸 것만 같은 문장들이 아직도 머릿속을 맴돕니다.

Posted by 문모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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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노형형 2009/11/18 23:29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두번째 이미지가 왜 안뜨지;;

    꾸준히 뭔가 문학작품을 읽는구나.. 심히 부럽....

  2. 2009/11/26 16:31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비밀댓글 입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