꿀벌의 노래
-토마스 만의 [토니어 크뢰거]를 읽고
문 선 경
저 눈부신 태양 한 움큼을
간밤에 오롯이 붙잡아 두었느냐
나 다가서면 쉬이 녹을 듯
너는 황홀한 금빛의 결정
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은
네게 닿으려하는 동경어린 몸짓.
아물지 못한 자연의 상처를 따라
저주스럽게 퍼덕이는 두 장의 날개
등에 낙인찍힌 자의 욱신거림이란
죽는 순간까지 지속될 나의 숙명
길 잃고 헤매는 꿀벌의 사랑은
날개 없는 너를 향한 우울한 질투.
자연의 표면을 응시하는 네 두 눈은
어찌 이리도 평온하고 단정하게 빛나는지!
스스로 풍성한 빛에 둘러싸인 너는
빛 떠난 자리의 서늘함을 정녕 모르도다
가슴을 짓누르듯 타오르는 이 사랑은
무지(無知)한 눈동자를 향한 극히 적은 경멸감.
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빛나는 너,
생동하는 몸짓이 아름답기 그지없구나!
나의 냉혹한 열광에 온기를 더하는 너를 위하여
저 빛에 걸맞는 질서와 형상을 바치리라
마음으로 온전히 맹세한 이 사랑은
완전하고도 순결한 천상적 행복감.
소설 1장의 끝과 9장의 끝은 동일한 감정의 요소가 반복되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.
동경과, 우울한 질투, 경멸, 그리고 행복감.
세월이 흐르고 포용할 수 있는 세계의 폭이 넓어져도
끝내 변하지 않는 이 네 가지 감정이 예술가의 숙명이 아닌가 합니다.
그 모습이 마치 꽃을 향한 꿀벌의 사랑을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썼습니다.
혹시라도 토마스 만의 다른 작품을 읽으셨던 분들은 [토니오 크뢰거]를 읽어주세요.
이 단편은 저의 운문으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 훨씬 더 아름답고, 고요한 산문입니다.
영혼을 덜어서 써낸 것만 같은 문장들이 아직도 머릿속을 맴돕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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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번째 이미지가 왜 안뜨지;;
꾸준히 뭔가 문학작품을 읽는구나.. 심히 부럽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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